‘우리 아이, 밝은 아이 (eye)’ 저소득가정 안경지원사업
(지역아동센터)
까무잡잡한 피부에 똘망똘망한 눈동자를 지닌, 그래서 매우 건강해 보이는 예쁜 아이를 만났습니다. 처음 본 낯선 사람의 방문에 무서움이 느껴졌는지 아이는 선생님 뒤로 숨어 버렸습니다.
말을 건네고 싶었지만 아이가 먼저 다가오기 전까지 기다리며 선생님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아버지는 50대 후반이고 어머니는 외국인인 다문화가정의 아이이며, 사는 집은 어떻고 공부는... 등등 아이에 대한 신상을 들으면서도 우리의 관심은 오롯이 선생님 뒤에 있는 어린 아이에게 있었습니다.
잔망스러운 또래의 아이들과는 달리 소극적인 아이의 행동과 두려워하는 눈빛에 안타깝기도 했지만 이제 곧 예쁜 안경을 착용하고 좋아할 아이를 생각하니 기대감이 밀려 왔습니다.
선생님의 손을 꼭 붙잡은 채로 안경점에 들어선 아이의 눈빛은 낯설음과 두려움에서 이내 호기심과 더불어 행복함으로 바뀌었지만, 의사소통의 불편함과 동시에 난시로 인해 시력 측정을 할 수 없다는 말에 무척이나 놀랐습니다. 이제 겨우 9살인 아이가 난시라니!
저소득 가정의 아이들이 안경을 착용하지 못하거나, 제 때에 교체하지 못해 시력이 나빠진다는 사실을 알고 안경지원사업을 진행하는 계기가 되었지만, 실제로 접한 현실에 마음이 아파왔습니다. 적게는 5만원이면 맞출 수 있는 안경인데, 미안한 마음에 아이의 얼굴을 볼 수 없었습니다.
예쁜 안경을 착용하고 좋아하는 아이의 얼굴을 보고 싶었지만, 안과진료라는 예기치 못한 상황으로 인해 안경을 착용한 모습은 보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꼭 필요했던 안경을 맞춰 준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고마운 하루였습니다.
“세상이 밝아져서 좋다고 합니다.” 라는 선생님의 감사문자와 동시에 분홍빛의 색이 담겨있는 동그랗고 커다란 안경을 착용한 아이의 사진을 받았습니다. 사진 속에서도 아이는 웃고 있지 않았지만 눈동자 안에는 선명한 분홍색 빛이 함께 빛나고 있었습니다.
눈이 보이지 않아서 늘 찌푸린 얼굴을 하던 아이었지만 안경을 착용한 후에는 잘 웃는 아이가 되었다고 합니다.
